테니스 스트링 교체 시기를 저는 대략 2개월로 잡고 있지만, 실제로 스트링샵에 가게 만드는 건 달력이 아니라 공이 평소보다 길어지는 느낌입니다. 테니스를 시작하고 1년 넘게 스트링이 끊어진 적은 한 번도 없는데도 이 느낌이 오면 갈았습니다. 끊어지지 않은 스트링을 언제 갈아야 하는지, 제 기준과 일반적인 기준을 나란히 놓고 봅니다.
스트링은 끊어져야 가는 소모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스트링은 끊어지기 한참 전부터 성능이 먼저 떨어집니다.

스트링이 끊어지지 않아도 가는 이유
스트링은 처음 매는 순간부터 조금씩 장력(텐션)을 잃습니다. 특히 폴리에스터 스트링은 내구성이 좋아서 잘 끊어지지 않는 대신 텐션이 빨리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폴리를 쓰는 사람은 끊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한참 동안 성능이 떨어진 줄로 치게 됩니다.
저는 지금 바볼랏 RPM 블라스트를 주로 쓰는데, 이게 폴리 계열입니다. 스트링 재질별 차이는 폴리, 나일론, 천연거트를 비교한 글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제가 가는 신호는 공이 길어지는 것
2개월은 제 대략적인 주기일 뿐이고, 실제로 교체를 결정하는 건 느낌입니다. 평소와 비슷하게 쳤는데 공이 길어진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 갑니다.
이 현상은 원리로도 설명됩니다. 텐션이 낮아질수록 스트링 면이 트램펄린처럼 더 깊게 들어갔다가 튕겨 내기 때문에 같은 스윙에도 공이 더 멀리 나갑니다. 여기에 폴리 스트링은 시간이 지나면 탄성이 떨어져 회전이 덜 걸리고, 회전이 줄면 공이 아래로 떨어지는 힘도 줄어듭니다. 두 가지가 겹치면서 공이 길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스윙을 바꾸지 않았는데 아웃이 늘었다면, 스윙만 탓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스트링을 간 게 언제였는지도 함께 떠올려보는 게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꼽는 교체 신호
공이 길어지는 것 말고도 스트링 교체 시기를 알려주는 신호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Tennis Companion 같은 스트링 교체 가이드에서 꼽는 신호를 표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신호 | 왜 생기나 |
|---|---|
| 같은 스윙인데 공이 길어진다 | 텐션이 빠져 반발력이 커지고, 공을 잡아두는 컨트롤이 떨어짐 |
| 회전이 전보다 안 걸린다 | 세로줄이 옆으로 밀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이 약해짐 |
| 줄이 자꾸 밀려서 손으로 정리하게 된다 | 줄 사이 마찰이 늘고 줄 표면이 파이기 시작함 |
| 타구감이 먹먹하거나 손에 충격이 더 온다 | 스트링이 탄성을 잃어 충격을 덜 흡수함 |
| 줄 표면이 파이거나 보풀이 인다 | 마모가 진행 중이며 끊어질 수 있는 상태 |
이 중 하나만 있어도 교체를 고민해볼 만하고, 두세 개가 겹치면 끊어지지 않았더라도 가는 편이 낫습니다.
주기로 정한다면 얼마나 자주
오래된 관행 중에 일주일에 치는 횟수만큼 1년에 스트링을 갈라는 기준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치면 1년에 두 번 가는 식입니다. 다만 폴리 스트링처럼 텐션이 빨리 빠지는 줄에는 이 기준이 느슨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제 경우는 이 관행보다 훨씬 자주 가는 편입니다. 레슨만 주 2회이니 관행대로라면 1년에 두 번이면 되는데, 저는 2개월마다 갈아서 1년에 여섯 번 정도가 됩니다. 한 번 갈 때 25,000원이 드니 1년이면 15만원쯤입니다.
| 기준 | 주 2회 칠 때 1년 교체 횟수 | 비고 |
|---|---|---|
| 주당 횟수 = 연간 횟수 관행 | 2회 | 폴리 사용자에게는 느슨하다는 평가 |
| 제 실제 주기 | 6회 안팎 | 2개월 전후, 공이 길어지면 교체 |
우연히도 오버그립을 가는 횟수와 거의 같습니다. 저는 오버그립도 정해진 날짜 없이 때가 타거나 그립감이 떨어질 때 가는데, 그게 1년에 여섯 번쯤이었습니다. 그 기준은 오버그립 교체 주기를 정리한 글에 적어뒀습니다.
갈 때 텐션도 같이 정합니다
스트링을 갈 때마다 정해야 하는 게 텐션입니다. 저는 첫 스트링 작업을 동탄 쪽 스트링샵에서 했는데, 사장님 권유로 낮은 텐션부터 시작했습니다. 낮은 텐션에서는 공이 부드럽게 나가는 느낌이었고, 몇 달 뒤부터 조금씩 올려가며 비교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갈 때는 2파운드를 올려볼 생각입니다. 텐션을 올리면 같은 스윙에서 공이 덜 날아가는 쪽으로 바뀌기 때문에, 공이 길어지는 게 신경 쓰이는 분이라면 참고할 만한 조정입니다. 낮은 텐션으로 시작해본 이야기는 스트링 텐션 실사용 후기에 있습니다.
스트링샵에 맡길 때 스트링 이름과 텐션을 기록해두면 다음 교체 때 비교가 쉬워집니다. 무엇을 바꿨더니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아야 다음 선택이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초보가 스트링 교체를 미루기 쉬운 이유
- 끊어지지 않았으니 아직 멀쩡하다고 생각한다
- 공이 길어지는 걸 자기 스윙 문제로만 생각한다
- 한 번에 2~3만원이 드니 미루게 된다
세 가지 모두 스트링 상태가 눈에 잘 안 보인다는 데서 나옵니다. 끊어지지 않은 줄도 소모품이라는 것만 기억해도 교체를 미루는 일이 줄어듭니다.
끊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기로 한 이유
1년 넘게 스트링이 끊어진 적이 없다고 해서, 그동안 줄 상태가 계속 좋았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제게 교체 시기를 알려준 건 끊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조금씩 길어지는 공이었습니다.
달력으로 2개월을 세는 것도 기준이 되지만, 그보다 먼저 내 공이 어떻게 날아가는지를 보시길 권합니다. 같은 스윙에 공이 달라졌다면 그게 가장 정확한 신호입니다.
참고: Tennis Companion — A Practical Guide To Restringing Your Tennis Racquet (주당 횟수 관행, 폴리 스트링의 텐션 손실과 교체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