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오버그립 교체 주기를 검색하면 "2주에 한 번" 같은 숫자가 나옵니다. 저는 1년 2개월 동안 헤드 오버그립을 직접 감아 쓰면서 그런 주기를 정해본 적이 없습니다. 대신 갈아야 할 때를 알려주는 신호 두 가지를 기준으로 삼았고, 세어보니 1년에 여섯 번쯤 갈았습니다.
오버그립은 소모품이라 한 번 습관을 잡아두면 그 뒤로는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언제 갈아야 하는지, 직접 감아도 되는지가 애매합니다. 제가 겪은 순서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그립 사이즈와 오버그립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먼저 헷갈리기 쉬운 부분부터 짚겠습니다. 그립 사이즈는 라켓 손잡이 자체의 굵기이고, 오버그립은 그 위에 덧감는 얇은 소모품입니다. 그립 사이즈는 라켓을 살 때 결정되지만 오버그립은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손잡이가 조금 얇게 느껴진다면 오버그립을 한 겹 더 감아 미세하게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근본적으로 사이즈가 안 맞으면 오버그립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손잡이 굵기 자체를 고르는 기준은 테니스 그립 사이즈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기본 그립은 아직 한 번도 갈지 않았습니다
라켓을 사면 손잡이에 이미 감겨 있는 그립이 있습니다. 이걸 기본 그립 또는 원그립이라고 부르는데, 오버그립은 이걸 벗겨내고 감는 게 아니라 그 위에 덧감는 것입니다.
기본 그립은 쿠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대로 두는 게 맞습니다. 저는 1년 2개월 동안 오버그립만 계속 갈았고 기본 그립은 아직 한 번도 손대지 않았습니다. 기본 그립까지 손대면 손잡이 굵기가 달라져서 감각이 바뀌기 때문에, 라켓 감이 이상할 때 가장 먼저 건드릴 건 오버그립이고 기본 그립은 마지막 순서입니다.
주기를 숫자로 정하지 않는 이유
"2주에 한 번"이라는 기준이 잘 맞는 사람은 매주 비슷한 횟수로, 비슷한 환경에서 치는 경우입니다. 저는 치는 횟수가 달마다 일정하지 않습니다. 레슨이 있는 달과 없는 달이 다르고, 코트를 잡는 빈도도 들쭉날쭉합니다.
그래서 달력을 기준으로 갈면 아직 멀쩡한 그립을 버리거나, 반대로 이미 상한 상태로 한참을 더 치게 됩니다. 저는 애초에 주기를 정해본 적이 없고, 그냥 손이 알려줄 때 갈았습니다. 결과적으로 1년에 여섯 번쯤이었으니 두 달에 한 번꼴인 셈인데, 이건 정해놓은 게 아니라 결과로 나온 숫자입니다.
제가 실제로 보는 신호 두 가지
| 신호 | 구체적인 증상 | 확인 방법 |
|---|---|---|
| 때가 탄다 | 손이 닿는 부분이 눈에 띄게 거뭇해진다 | 가방에서 꺼낼 때 한 번 보면 바로 보인다 |
| 그립감이 떨어진다 | 쥐었을 때 처음의 쫀득한 느낌이 사라지고 밋밋해진다 | 새 그립을 감아본 직후와 비교하면 차이가 확실하다 |
둘 중에서는 그립감 쪽이 더 중요합니다. 때는 눈에 보이니 알아차리기 쉽지만, 그립감은 서서히 떨어져서 본인도 모르게 적응해버립니다. 새로 감고 나서야 "그동안 이렇게 밋밋했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드라이형과 점착형, 저는 비교해보지 못했습니다
오버그립은 크게 표면이 보송한 드라이형과 손에 달라붙는 느낌이 강한 점착형으로 나뉩니다. 제품 설명에서는 대체로 땀이 많으면 흡습이 좋은 드라이형을, 손이 건조하면 밀착감이 좋은 점착형을 안내합니다.
다만 저는 헤드 제품 한 종류만 계속 써와서 둘을 직접 비교해본 적은 없습니다. 특별한 비교 끝에 고른 게 아니라 처음 쓴 게 무난해서 그대로 정착한 경우입니다. 실제로 써보니 오버그립은 라켓이나 스트링만큼 제품별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물건은 아니었고, 그보다는 적당한 때에 갈아주는 쪽이 훨씬 체감이 컸습니다.
직접 감을 때 딱 하나 헷갈렸던 것
처음에는 샵에 맡겨야 하나 싶었는데,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 해보니 첫 번째만 조금 버벅였을 뿐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전부 직접 감습니다.
제가 헷갈렸던 건 딱 하나, 시작 지점이었습니다. 오버그립에는 한쪽 끝에 접착 부분이 있는데, 영상마다 이 접착부를 손잡이 아래쪽 시작점으로 놓으라는 곳도 있고 반대로 끝점 쪽에 두라는 곳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쪽이 맞는지 몰라서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크게 상관없었습니다. 접착부를 손잡이 아래쪽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가며 감는 방식으로 정착했고,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습니다. 처음 감으실 때 이 부분에서 막히신다면 한쪽으로 정해놓고 한두 번 해보시면 됩니다.
10개입 묶음으로 사두는 게 결과적으로 편했습니다
저는 헤드 오버그립을 10개들이 묶음으로 삽니다. 1년에 여섯 번 정도 가는 페이스라면 한 묶음으로 1년 반 넘게 쓰는 셈입니다.
낱개로 사면 그때그때 사러 가야 하는데, 정작 갈아야겠다고 느끼는 순간은 대개 코트에 있을 때입니다. 여벌이 집에 있으면 미루지 않고 바로 갈게 됩니다. 소모품이라 쌓아둬도 상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습니다.
결국 오버그립 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건 좋은 제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갈아야 할 때 바로 갈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두는 것이었습니다.
1년에 여섯 번, 그게 제 답이었습니다
오버그립 교체 주기는 달력이 아니라 손이 알려줍니다. 때가 탔거나 그립감이 밋밋해졌다면 그때가 교체 시점입니다. 저는 그렇게 판단해서 1년에 여섯 번 갈았고, 결과적으로 두 달에 한 번꼴이 됐습니다.
감는 것 자체는 영상 한 번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시작 지점이 헷갈리더라도 한쪽으로 정해놓고 몇 번 해보면 손에 익습니다. 라켓을 바꾸거나 스트링 텐션을 손보기 전에 오버그립부터 갈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소모품 하나로 손에 오는 느낌이 꽤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