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 라켓을 사러 갔을 때 매장 직원이 "그립은 몇 그립 쓰세요?"라고 묻는 순간 말문이 막혔던 기억이 있습니다. 손잡이 두께가 다 비슷해 보이는데 숫자로 1그립, 2그립, 3그립 하고 나뉘어 있으니 뭘 골라야 할지 감이 전혀 안 왔습니다. 그때는 대충 직원이 추천해주는 대로 골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립 사이즈는 라켓 성능만큼이나 매일 손에 닿는 부분이라 무시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손목이나 스윙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였습니다.
테니스 그립 사이즈란 무엇인가
그립 사이즈는 라켓 손잡이의 둘레 굵기를 뜻합니다. 보통 1그립부터 4그립까지 숫자가 커질수록 손잡이가 굵어지는 구조입니다. 인치로는 4와 1/8부터 4와 1/2 정도까지 있고, 국내 매장에서는 그냥 숫자로 편하게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숫자가 헷갈리는 이유는 브랜드마다 살짝 표기가 다르기도 하고, 매장마다 부르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서입니다. 그래서 처음 라켓을 고를 때는 정확한 인치 수치보다 매장에서 직접 잡아보고 비교하는 편이 훨씬 확실합니다.
이론상 손 크기로 재는 그립 사이즈 측정법
이론적으로는 손 크기를 재서 자신에게 맞는 그립 사이즈를 정확히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자로 손바닥 가운데 가로 손금에서부터 약지(넷째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를 재고, 그 수치에 맞는 그립 사이즈표를 참고하는 방식입니다. 유튜브나 라켓 브랜드 홈페이지에서도 이런 측정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는 이유는 그립이 너무 얇으면 손목 스냅이 과해지면서 손목 부담이 커지고, 너무 굵으면 손가락으로 라켓을 꽉 쥐기 어려워 스윙 컨트롤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론만 놓고 보면 상당히 정교하고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실제로는 다들 어떻게 고를까
그런데 실제로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을 보면 이 측정법대로 정확히 재고 사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매장에서 몇 개 그립을 직접 쥐어보고 "이 정도가 편하다" 싶은 걸로 고르거나, 주변 사람들이 쓰는 사이즈를 기준 삼아 비슷하게 맞추는 식입니다. 저도 지금 2그립을 쓰고 있는데, 처음 살 때 손 치수를 정밀하게 잰 건 아니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하는 말로는 여성분들은 보통 1그립, 남성분들은 손이 평균 정도면 2그립, 손이 좀 큰 편이면 3그립을 쓴다고 합니다. 다만 성별보다는 손 크기 자체가 실제 기준에 더 가까워서, 국내에서 통용되는 대략적인 감각으로 이해하시는 게 맞습니다. 손 크기와 힘, 스윙 스타일에 따라 같은 성별 안에서도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론과 실제 사이의 간극은 결국 편리함 때문에 생깁니다. 매번 자로 재고 표를 대조하는 것보다 매장에서 몇 번 잡아보고 감으로 판단하는 쪽이 훨씬 빠르고, 실제로도 큰 문제 없이 잘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그립 사이즈를 잘못 골라도 오버그립으로 조절하면 되지 않나요.
어느 정도는 가능합니다. 오버그립을 한 겹, 두 겹 감으면 그립 둘레가 조금씩 두꺼워지는 효과가 있어서 미세 조정용으로 많이 씁니다. 다만 사이즈 자체가 아예 안 맞는 경우, 즉 원래 그립이 너무 얇거나 너무 굵은 상태라면 오버그립만으로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Q2. 초보자는 얇은 그립과 두꺼운 그립 중 뭐가 더 안전한가요.
일반적으로는 얇은 쪽에서 시작해서 오버그립으로 두께를 더하는 방향을 추천합니다. 이미 두꺼운 그립을 깎아서 줄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얇은 그립은 오버그립을 덧감아 언제든 두껍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3. 라켓마다 그립 사이즈 표기가 다르면 어떻게 확인해야 하나요.
브랜드나 모델마다 표기 방식이 조금씩 다를 수 있어서, 숫자만 믿기보다 매장에서 실제로 쥐어보고 비교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계획이라면 미리 오프라인 매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확인한 뒤 같은 사이즈로 주문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오버그립으로 조절이 가능할까
오버그립으로 두께를 조절하는 것 자체는 충분히 가능한 방법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사이즈를 몰라도 일단 비슷한 그립을 사서 오버그립으로 맞춰가는 식으로 시작합니다. 그립이 낡거나 땀에 젖으면 어차피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니, 그 과정에서 두께를 살짝씩 조정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방법입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오버그립을 항상 똑같은 두께로 일정하게 감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느낍니다. 감는 힘이나 겹치는 정도에 따라 매번 미묘하게 두께가 달라질 수 있어서, 정말 정확하게 맞추고 싶다면 오버그립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직접 라켓을 잡아보고 본인 손에 맞는 그립을 고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그립 사이즈 고르는 법
정리하자면, 처음 라켓을 구매하는 초보자라면 자로 정밀하게 재는 것보다 매장에서 여러 사이즈를 직접 쥐어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라켓을 쥐었을 때 손가락과 손바닥 사이에 손가락 하나가 살짝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으면 적당한 사이즈로 봅니다. 너무 꽉 끼거나 헐렁하지 않은 느낌인지를 직접 확인하는 게 핵심입니다.
손 크기를 참고 기준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그립, 2그립, 3그립 순으로 손이 커지는 경우가 흔하니 이걸 출발점으로 삼고 매장에서 직접 확인해보는 걸 권합니다. 제 경우 2그립이 손에 잘 맞아서 큰 불편함 없이 치고 있고, 필요하면 오버그립으로 미세하게 조절하는 정도로 충분히 커버되는 편입니다.
라켓을 아직 안 사셨다면, 이번 주말에 근처 매장에 들러서 1그립부터 3그립까지 직접 몇 번씩 쥐어보시기 바랍니다. 손끝으로 직접 느껴보는 몇 분이 나중에 몇 달간의 스윙감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이미 라켓이 있는데 그립이 좀 안 맞는다 싶으셨다면, 오버그립 하나 사서 두께부터 살짝 조절해보시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