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테니스, 특히 추운 날 실외 코트는 생각보다 칠 만합니다. 저는 지난겨울에도 눈이나 비만 오지 않으면 실외 코트에서 쳤고, 아래는 한겨울에도 반바지를 입었습니다. 다만 손이 시린 것과 공이 딱딱해지는 것만큼은 피할 수 없었는데, 그때 입었던 복장과 워밍업 순서, 추위가 공에 미치는 영향까지 차례로 적어봅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실외 코트를 쉴지, 실내로 옮길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실외를 계속 치실 생각이라면 여름과 다르게 준비할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오는 건 손 시림입니다
겨울 실외 코트에서 제가 가장 힘들었던 건 몸이 아니라 손이었습니다. 몸은 치다 보면 열이 오르는데, 손은 그 와중에도 가장 시렸습니다.
손이 시리면 그립을 쥐는 감각이 둔해지고 라켓을 필요 이상으로 꽉 쥐게 됩니다. 추운 날 손을 녹이는 방법으로는 보통 이런 것들이 쓰입니다.
- 쉬는 시간이나 코트 체인지 때 주머니 속 핫팩으로 손을 데운다
- 치기 전까지는 장갑을 끼고 있다가 워밍업 직전에 벗는다
- 라켓을 쥐지 않은 손은 틈틈이 주머니에 넣어둔다
복장은 입고 시작해서 벗으면서 칩니다
저는 몸에 열이 많은 편이라 겨울에도 아래는 반바지를 입습니다. 대신 위는 몸이 데워지면 한 번 갈아입습니다.
| 시점 | 상의 | 하의 |
|---|---|---|
| 처음 코트에 나왔을 때 | 경량패딩 | 반바지 |
| 몸에 열이 오른 뒤 | 맨투맨이나 긴팔 상의 | 반바지 |
경량패딩은 몸이 데워지기 전까지만 입고, 열이 오르면 벗고 맨투맨이나 긴팔 상의로 칩니다. 두꺼운 겉옷을 끝까지 입고 치면 땀이 차고, 그 땀이 식으면서 오히려 몸이 차가워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반바지는 누구에게나 권할 방법은 아닙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분이라면 트레이닝 바지나 기모 레깅스를 받쳐 입는 쪽이 무릎과 허벅지 근육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 낫습니다.
저처럼 땀이 많은 편이라면 원단도 중요합니다. 겨울이라도 땀에 젖은 옷이 식으면 체온을 빼앗기기 쉽습니다. 원단별 차이는 테니스 웨어 고르는 법에 정리해뒀습니다.
워밍업은 스트레칭부터 게임까지 네 단계
추운 날일수록 워밍업을 건너뛰기 쉽습니다. 춥다 보니 빨리 공부터 치고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겨울에도 아래 순서를 지킵니다.
- 스트레칭 — 굳어 있는 몸부터 풉니다.
- 빈 볼 스윙 — 공 없이 스윙 동작만 해봅니다.
- 랠리 — 공을 주고받으며 감각을 찾습니다.
- 게임 — 몸이 충분히 데워진 다음에 시작합니다.
기온이 낮으면 근육과 힘줄이 굳어 있어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갑자기 전력으로 뛰거나 서브를 넣으면 부담이 커집니다. 빈 볼 스윙 단계는 특히 겨울에 쓸모가 있습니다. 공을 치지 않고 동작만 반복하면서 어깨와 손목이 어느 정도 풀렸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팔꿈치나 손목에 찌릿한 느낌이 오면 그날은 강도를 낮추고, 통증이 며칠씩 이어지면 병원에서 확인받는 게 좋습니다. 저는 테니스 엘보를 앓은 적은 없지만 잘못된 스윙으로 팔꿈치가 찌릿했던 적은 몇 번 있습니다. 초기 신호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는 테니스 엘보 초기증상을 정리한 글에 적어뒀습니다.
추우면 공이 딱딱해지는 이유
겨울에 치면 공이 좀 딱딱해졌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저는 초보라 레슨용 공인 무압구도 같이 써서 공 차이를 크게 따지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이 전보다 단단하게 맞는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공이 온도에 영향을 받는 건 사실입니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공의 반발력을 기온 20도, 습도 60% 조건에서 254cm 높이에서 떨어뜨려 135~147cm 사이로 튀어 오르는지로 검사합니다. 기준 온도를 따로 정해둘 만큼 온도가 공에 영향을 준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공 테스트를 하는 쪽에서도 더운 날에는 공이 훨씬 높이 튀고 추운 날에는 덜 튄다고 설명합니다.
| 공 종류 | 구조 | 추운 날 체감 |
|---|---|---|
| 시합구(가압구) | 안에 공기를 압축해 넣어 반발력을 냄 | 안쪽 압력과 고무가 함께 영향을 받아 덜 튀고 딱딱하게 느껴짐 |
| 연습구(무압구) | 공기 압력 없이 고무 자체의 탄성으로 튐 | 압력 변화의 영향은 덜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고무가 굳는 느낌은 있음 |
공이 덜 튀면 평소 타점보다 낮게 공이 옵니다. 겨울에는 무릎을 조금 더 굽혀 낮은 공을 받을 준비를 하는 게 좋습니다. 연습구와 시합구의 차이는 테니스 공 종류를 정리한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실외를 계속 치면 감수할 것들
저는 실내와 실외를 둘 다 쳐봤지만, 겨울에도 눈이나 비만 오지 않으면 실외에서 쳤습니다. 대신 날씨에 일정이 흔들리는 건 감수해야 합니다. 저도 비 때문에 일정이 통째로 취소된 적이 있습니다.
추위가 도저히 부담스럽다면 겨울 몇 달만 실내 코트로 옮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두 환경의 장단점은 실내와 실외 테니스장을 비교한 글에 적어뒀습니다.
겨울 실외 코트에 나가기 전 챙길 것
- 벗기 쉬운 겉옷 한 벌(경량패딩처럼 부피가 작은 것)
- 갈아입을 긴팔 상의
- 손을 데울 핫팩이나 장갑
- 땀을 닦을 수건
- 코트 바닥이 얼어 있거나 젖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
마지막 항목은 복장만큼 중요합니다. 비 온 뒤나 습한 날에는 코트 미끄러운 정도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느낀 적이 있는데, 겨울 아침에는 서리나 살얼음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 바닥 상태가 이상하면 그날은 무리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겨울을 한 번 나보니
겨울 실외 테니스에서 제게 남은 건 두 가지입니다. 옷은 겹쳐 입고 나가서 벗어가며 치고, 워밍업은 추울수록 건너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손이 시리고 공이 딱딱하게 맞는 건 불편하지만, 저는 그걸 감수하고도 눈이나 비가 오지 않는 날은 실외 코트에 나갔습니다. 추위 때문에 테니스를 몇 달 쉬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면, 복장과 워밍업만 바꿔서 한 번 나가보셔도 좋습니다.
출처: 국제테니스연맹(ITF) 공 규격 기준(반발 테스트 20℃·습도 60%, 254cm 낙하 시 135~147cm) — Tennis ball(Wikipedia) 요약, Tennis Warehouse University — Tennis Ball Properties